‘옥천향수신문’ 시리즈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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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수신문’ 시리즈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116)
  • 송지호 성신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23.09.21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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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검소함을 강조하시던 어머니께 철모르던 시절에는 너무 내게 인색하신 거 아닌가 하는 섭섭함을 느낀 적도 있었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남몰래 베푸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알게 된 후로는 남에 대한 배려를 당신의 실천을 통해서 배워갔습니다. 언제나 현명함과 성실함으로 집안을 꾸려가시던 모습, 그것이 제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며 저에게는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부모님께 배운 인생의 기본과 방향, 그리고 가치는 지금도 제 인생의 전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제가 있게 해주신 부모님, 그 은혜를 몇 마디 말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지만 살면서 제가 했던 그 어떤 감사의 말보다도 큰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감사의 말씀을 오늘 이 자리에서 드리고 싶습니다. 부모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이제껏 어깨에 지고 오셨던 큰 짐, 제가 넘겨받아 당신들께서 일궈오신 과거에 누가 되지 않도록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앞에는 오늘부터 제가 모시게 된 새로운 부모님께서 자리하고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따님 귀하게 키워주시고 보살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또 귀한 따님 제게 허락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부모님께서 아끼고 보살펴주셨던 만큼 제가 그 몫을 다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 따님께 바치겠습니다. 비록 많이 부족하지만, 정성을 다해 행복으로 이끌어가 겠습니다. 결혼을 통해 제가 누리는 가장 큰 기쁨은 따님을 아내로 맞는 일이겠지만, 이처럼 훌륭하신 두 분을 새로이 부모님으로 모시게 된 것은 그 못지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늦게 하는 제가 결혼인 만큼 양가 부모님께 하루빨리 손주 안겨드리는 일이 최우선 과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 부부는 최대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이만 맺겠습니다.

간호학 교수로서 NMC 최초 
학장 취임: 그 영광과 그늘

순리를 따르니 기회는 오더라 그동안 내가 학장이 될 기회가 90년, 99년 두 차례 있었으나 나는 대선배인 박춘자 교수님이 먼저 해야 한다는 생각과 그 외 여러 가지 학교 상황을 심사숙고하여 고사했었다. 1999년 12월 조덕연 

원장님의 임기와 함께 학장직 임기도 종료되었다. 나는 학장 직무대행을 하면서 2000.1.1. 다음 원장으로 취임한 D 원장을 교육부에 학장 후보자로 올렸다. 하지만 3월 2일 입학식 날까지도 학장임명이 나오지 않았다. 고심하던 나는 좀 늦어질 뿐 당연히 임명되리라고 판단하여 입학식에서 D 원장님을 학장으로 소개했고, 이어서 학장으로서 훈사까지 마쳤다. 그러나 그 후에도 D 원장의 학장 발령은 나지 않았고, 얼마 후 교육부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교육부 과장은 내게 2000년 개정된 법에 의해 책임경영기관인 국립의료원이 앞으로는 원장의 학장 겸직제도가 금지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D 원장의 학장서류는 반려할 테니 학장은 간호대학 교수 중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교수 2인을 교육부에 다시 올리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지시에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교육부의 느닷없는 지시에 나는 D 원장부터 만나야 했다. “원장님은 이런 내용을 알고 계셨나요?” D 원장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정부 고위층을 만나 설득해서라도 학장 발령을 받을 것이니 학장선거를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장직에 애착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원장을 보며 나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그간의 공적, 사적인 관계를 보더라도 내가 그 정도는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고 생각했다. “원장님이 노력해서 학장 발령이 날 수만 있다면 노력해보세요.” 일단 나는 교육부에서 지시한 학장선거는 보류했다. 한 달 이상 지나도 D 원장님은 이렇다 할 소식이 없었고, 교육부에서는 선거를 빨리 시행해서 학장 후보 2명 서류를 올리라고 재차 나를 독촉했다. 얼마 후 D 원장님께 교육부의 재촉 사실을 알리면서 학장 발령 성사 가능성을 재차 물었다. D 원장은 그제야 어렵겠다는 답을 했다. 원장의 학장겸직 문제가 법으로 금지되어 42년 만에 처음으로 간호대학 교수가 학장으로 선출될 기회가 드디어 온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다시 나를 만나자는 전화를 해왔다. 교육부 과장은 내게 보건복지부가 교육부에 다시 보내온 학장 후보는 국립의료원 제1 의료부장이라는 것이었다. 기가 막혔다. 겸직 금지법으로 병원장이 학장을 겸직할 수 없다니까 이제는 원장 대신 제1 의료부장을 학장 후보로 하여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학장직은 의사가 차지하겠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교육부 과장에게 확고한 뜻을 밝혔다.

“지금까지는 도리상 참고 기다려 왔지만, 이런 식으로 법까지 무시하고 집단이기주의적으로 의사만이 간호대학 학장직을 차지하려는 꼼수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고, 좌시하지도 않겠다.”교육부 과장도 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교육부에서도 복지부에 이런 뜻을 전할 테니 복지부를 설득하여 의료부장 후보를 취소하고 간호대학 교수 중에서 학장 후보 2명을 올리라고 했다. 나는 다음날부터 적극적으로 복지부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그 당시 NMC 간호대학장 문제는 간호계의 큰 관심사이기도 해서 대한간호협회에서도 우리 대학 학장 문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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