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나고 제법 여문 벼이삭
흐르는 물기 거두고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그윽한 바람
가만히 더듬다 보면
꺼칠한 아버지의 손목이 잡힌다
핏줄로 얽혀 잇는 널따란 들판에
한가로이 맴도는 고추잠자리 떼
나는 소롯이 시름도 잊고
들길 속을 거닌다
실바람에
푸른 이마 초롬한 생각
문득 깨닫는 당신의 음성
억겁을 다스려 숨 쉴
들녘에
황금빛 충만함이 넘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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