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먹는 정성 한 그릇 전원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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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먹는 정성 한 그릇 전원가든
  • 이진솔 기자
  • 승인 2023.12.07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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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이원면 원동리 283-4에 위치한 국숫집에는 동이 트지 않은 새벽부터 가마솥 끓는 소리와 맷돌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바지런함에 보답하듯 일찍이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전원가든의 대표 권혁동(55)씨와 유만복(55)씨를 만난다.

서울에서 오랜 기간 레스토랑을 운영한 권 대표의 어머니는 직접 발품을 팔아 공기 좋고 강이 보이는 이원면에 전원가든을 개업했다. 요리를 하시는 어머니를 지켜보며 자란 권 대표도 5년간 서울의 레스토랑을 이어 운영한 끝에 자연스럽게 이곳에 오게 됐다고 했다. 

부추 서리태 맷돌 콩국수
 
 “저희는 콩국수가 대박이거든요. 여름이 되면 전국에서 콩국수를 드시러 오셔서 직원 수를 늘려야 할 정도니까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국산 서리태를 삶고 갈아요. 콩을 잘라내는 믹서기와 달리 맷돌은 으깨주기 때문에 더 부드러워요. 그리고 면을 보시면 부추가 점처럼 박혀있어요. 20년 넘게 국수를 뽑다 보니 면발에 지역 특산물인 부추를 다져 넣어 식감부터가 달라요. 처음엔 색이 들어간 면을 만들었지만 그러면 뭘 넣었는지 알 수 없잖아요. 그 외에 가게에서 쓰는 호박, 부추, 고추, 웬만한 야채는 직접 길러서 푸짐하게 넣어드리려고 노력해요.

여름엔 콩국수와 비빔국수가 나가고 겨울엔 칼국수가 나가는데 각자 매력이 있어요. 물총 칼국수는 산지 직송 조개를 푸짐하게 넣어드리다 보니 시원한 맛, 얼큰이 칼국수는 그야말로 얼큰하게, 그리고 들깨는 구수하니까 많이 드세요. 칼국수 육수에는 18가지가 들어가는데 디포리, 멸치, 동죽, 마른 새우, 다시마, 고추씨, 마늘, 대파, 양파 등이 들어가요.”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저희 음식은 제가 먹고 특히 우리 가족들이 엄청 좋아해요. 그러면 남들한테도 좋게 해줘야 하잖아요. 그리고 정직해야 되고요. 소신을 잃지 않고 25년 유지해온 게 인기의 비결 아닐까요?” 라고 덧붙였다.

25년 인기의 비결

권 대표와 유 대표는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잘 먹었습니다.’ 지만 가장 듣고 싶은 말도 ‘잘 먹었습니다.’라며 소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음식 속이지 않고 질 좋은 음식을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맛있게 드셔주세요.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신조가 있다면 원산지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그리고 항상 청결을 지키면서도 모두 일일이 수제로 만드는 게 저희 신조입니다. 육수는 밖에서 가마솥으로 끓여내고 반찬으로 내는 김치도 직접 담가요. 여름에는 콩국수와 비빔국수에 어울리는 열무김치를 담급니다.

손님이 포장을 해가시면서 편찮으신 어머니가 이거만 드시면 좀 깨어난다고 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저희는 오래 장사를 하다 보니 연세가 있으신 단골손님이 많이 계세요. 그러면 그분들과 20년 이상을 보며 서로의 자녀가 자라는 걸 지켜보고 아들의 손자들까지 3대가 식당을 방문해주세요. 시골이다 보니 일반 식당 주인과 손님이 나누는 대화가 아니라 친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점이 좋아요.” 라고 했다. 제일 힘든 순간은 ‘먼 지역에서 오신 손님들에게 재료가 부족해 식사를 못 드리는 순간’이라고 했다. 여름에는 콩과 부추의 재료 특성상 하루 200인분을 준비하고 재료가 소진되면 문을 닫는다.

“손님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손님들이 찾아주시는 게 좋아요. 아프지 않게 건강이 되는 날까지 오래 전원가든을 지키며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요.”

한편, 전원가든은 2016년 제9회 옥천군 향토음식 경연대회 대상 수상, 2020년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표창을 받았으며 2022년 옥천군 모범 음식점에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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