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 석호리 징걸에 산 송문흠(宋文欽) 성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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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 석호리 징걸에 산 송문흠(宋文欽) 성리학자
  • 전순표 옥천향토전시관장
  • 승인 2024.02.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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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글씨 뛰어나 조선후기 3대 명필, 형은 송명흠 선생

조선 후기의 3대 서예가로 성리학자인 한정당(閑靜堂) 송문흠(宋文欽) 선생은 한양 재생동에서 금산군수를 지낸 아버지 묵농 송요좌(宋堯佐)와 파평윤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자는 사행(士行)이고 호는 한정당(閑靜堂)이며 본관은 은진 송씨(恩津宋氏)이다.
동국18현의 한 분인 동춘당 송준길(宋浚吉) 선생의 증손자로 양조부는 의금부 도사를 지낸 송병원이다. 형은 당대의 석학이며 성리학자인 늑천 송명흠(宋明欽) 선생이며 조선 후기 대표적 여류시인인 호연재김씨(浩然齋金氏)는 송문흠 형제의 숙모다.

부친 신축사화 때 옥천 진걸 낙향

일찍이 송문흠의 아버지 송요좌는 1721년(경종 1년) 소론이 노론을 역모로 몰아서 소론이 실권을 잡은 신축사화(辛丑士禍)를 피해 가솔과 함께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금강 상류인 용호팔경이 펼쳐진 강마을 도곡리(진걸)와 회덕(대전) 송촌동으로 낙향하여 살았다.

관직보다 학문 뜻 둬, 예학에 조예

24세인 1733년(영조 9년)에 사마시에 진사 2등으로 합격하였으나, 관직보다는 학문에 더 뜻을 두어, 형 송명흠과 함께 회덕(대전) 계족산 아래 비래암에서 선비들을 모아 사서를 강론하였고 예학(禮學)에 조예가 깊었다. 그렇게 그는 과거 합격 후에 장릉 참봉에 취임하지 않았고 익위사 시직, 1747년(영조 23)년 종부시 주부, 형조좌랑, 문의 현령을 지냈다. 이어서 신미년에 왕세자를 호위하는 세자익위사의 익찬(翊贊)에 올랐고 얼마 후 1752년(영조 28년) 12월 13일 43세에 작고했다. 문집은 8권 4책의 「한정당집」이 전해 진다.

도암 이재 선생 문인

한정당 송문흠은 문정공 도암 이재(李縡) 선생의 문인이다. 이재 선생은 영조 때 노론 벽파의 중심인물이며 경종과 영조 때 문신으로 대사헌, 이조참판, 대제학을 지냈다. 그 당시는 송시열 선생을 종장(宗匠)으로 받드는 성리학이 주조를 이루었다. 그는 김창협 선생의 학통을 이은 수제자로서 노론의 낙론 학맥을 발전시켰고 미호 김원행(金元行), 늑천 송명흠(宋明欽) 등 많은 학자를 길러 냈다.

대표 詩文 <그 꽃은 연꽃이로구나>

그는 문인으로 시문도 뛰어났다. 다음은 한정당의 대표 한시를 한글로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다. 시제는 ≪그 꽃은 연꽃이로구나≫이다.
(한글 풀이) “그 흙은 검은 땅이니, 검은 물이 고여 있다. /이 선생이 그 그 밭을 가니, 그 꽃은 연꽃이로구나 /진흙에서 나왔으나, 깨끗해서 물들지 않고 /흐린 세상을 벗어났으니 /너를 보면 떠오르는 느낌”라고 풀이한다.
그리고 이 한시에 대해 쉽게 해설하면 “검은 흙으로 빚은 까만 벼루에 검은 먹을 갈아 검은 먹물을 찍어 하얀 종이 위에 연꽃을 그리니, 그 연꽃이야말로 진흙 속에 핀 연꽃인 양 맑고 깨끗하여 더러운 이 세상을 벗어난 듯 싶다.” “그런 친구의 뜻을 알아준 송문흠은 친구의 벼루에 이름을 새겼고 이윤영의 붓통과 문집에도 이름을 남겼다 한다.”

조선후기 3대 명필, 경제잠 보물 지정

한정당 송문흠은 조선 후기 3대 명필인 서예가로 그 명성을 날렸다. 그가 예서체로 쓴 주희 선생의「경재잠(敬齋箴)」서권(書卷)은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고 서권의 예서체 글씨는 4자씩 44줄에 써서 가로로 긴 두루마리에 배접 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시와 문장을 잘했으며 글씨도 아주 잘 썼는데, 특히 예서에 뛰어나 당시 전서(篆書)의 명필 이인상(李麟祥)과 함께 유명하였다.
한편 주희 선생의「경재잠(敬齋箴)」을 풀이하면 ≪문을 나가면 손님같이 하고, 일을 받들면 제사를 모시듯 하여 조심조심 두려워하여 감히 잠시도 안이하게 말라. /입을 지키기 병마개 막은 듯하고, 뜻을 지키기를 성문 지키듯 하여, 성실하고 진실하여 감히 잠시도 경솔하게 하지 말라. ~<중략>~ /이에 일삼으면 이것이 경(敬)을 지킴이니, 움직임이나 머물러 조용히 있을 때나 어기지 말고 밖이나 안이나 서로 바르게 하라≫이며 행동거지와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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