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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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1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4.02.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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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선인장

선인장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많이 있다. 그 중에, ‘21.가치봄영화제’에서 소개한 ‘선인장’은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가 겪는 심리적 방황을 차근차근 따라가는 영화이다. 아이의 장애를 알면서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엄마 미영의 마음은 그녀가 종종 꾸는 꿈을 통해 드러난다. 꿈속에서 자폐아 현우와 어렵지 않게 대화를 나누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 하는데,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상은 엄마의 희구하는 꿈의 형태로 드러난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미영의 상태를 마냥 부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종 엄마의 머리채를 휘어잡는 현우의 행동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에 기묘한 활력을 불어 넣는다. 두 사람이 겪는 상황은 남들과 조금은 다르지만 어쩌면 다른 가족의 일상만큼이나 평범한 행복 또한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것임을, 영화는 조심스레 설파하고 있다. 선인장은 가시를 달고 있지만 몸통 안에는 수분을 머금고 사랑을 베풀고 있다. 타오르는 정열의 상징이기도 한 선인장의 꽃말은 ‘불타는 마음’이다.

 

마누카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은 오래전부터 마누카 잎, 껍질을 말려 차로 마시고, 그 추출물을 상처와 염증의 소독 및 치유목적으로 사용한데서 유래한다. 또 마누카 꿀은 뉴질랜드의 특별한 야생관목 마누카 꽃에서 생산되는데 1930년대에는 뉴질랜드 농부들이 소에게 이 꿀을 먹였는데, 이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뉴질랜드 지상군이었던 마오리족이 참전하였다. 당시 창과 화살을 들고 갔기 때문에 미군에게서 총을 얻어다가 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참전용사들은 마오리족민요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를 부르곤 하였는데, 이 곡은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이란 가사로 시작되는 ‘연가’로 번안되었고 또, ‘당신의 공수부대, 하늘의 대담한 전사로서’ 등 군가도 마오리족민요에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와 뉴질랜드 간 우호관계를 돈독케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봄을 전하는 여름 꽃’이라 불리는 마누카는 온실에서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데 ‘고결한 마음’이 꽃말이다.

 

드라세나 드라코

드라세나 드라코는 원산지에서 거목이나,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겨우 1m정도 자란다. 가지는 줄기 끝에서 갈라지고 줄 모양의 잎이 빽빽이 나서 둥근 수형으로 자란다. 잎 길이 50cm, 나비 3cm정도이고, 꽃은 녹색이며 길이 10cm 통꽃이 달린다. 그리고 이 나무는 산소와 음이온을 많이 내뿜어 공기정화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관상가치가 높아 실내식물로 인기가 높다. 줄기나 잎을 자르면 그 단면에 붉은 액체가 흐른다고 해서 용혈수(龍血樹)라 불리는데, 고대시대에는 진통제나 지혈제로 사용하였고 중세에는 화장품으로 사용하였다. ‘행복’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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