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향수신문’ 시리즈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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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수신문’ 시리즈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139)
  • 송지호 성신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24.03.2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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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으로 가기 직전 학장에게 A 교수 건은 학장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고 A 교수 본인 스스로 성신행을 포기했다는 말을 학장으로부터 전해 들었을 뿐이다.

B 교수는 어떠했는가? 내가 자기를 학장으로 밀어주면 학장 임기 4년 중 2년만 한 후 그만두고 나에게 학장 자리를 좀 더 빨리할 수 있도록 넘겨주겠다는 듣기에도 민망한 제안을 했고, 내가 그 제안을 단호히 거절한 것이 섭섭하여 그 후 나와는 영원히 절교까지 하는 아픔도 겪었다. 물론 학교를 위해 내가 하루빨리 학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B 교수의 말은 진심일 수도 있었지만, 학장직은 그렇게 뒤에서 개인 간에 주고받는 자리가 아니라 일언지하에 자르는 내 말에 그간 가까웠던 관계가 단절되기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 아픔의 질곡 속에서 내가 고심 끝에 학장은 나 외에는 인정할수 없다고 고집하는 교수들을 면대면으로 설득하여, 마침내 학장이 된 후배 교수도 결국 그 자리에 연연하는 마음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학교의 존립과 운명을 가르는 통폐합 대상교를 선택하면서 성신보다는 산업대로 가야 한다는 다른 목소리를 내어 내가 진퇴양난에 빠지기도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장 자리와 얽히고설켜 빚어진 사건들을 통해본 순간의 인간 탐욕이 얼마나 헛되고도 어리석은 일이었던가를 곱씹게 한다.

 NMC-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으로 거듭나다

일도 많았고 말도 많았던 NMC는 마침내 성신여자대학교 간호대학으로 재탄생하였다. NMC 간호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 NMC에 취직하고, 퇴사 후 대한항공으로, 다시 NMC로, 그리고 가정으로, 다시 NMC로 이렇게 들고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며 NMC의 마지막 해산절차를 내 손으로 마무리하고 성신에 첫 간호대학장이 되고 보니 참으로 운명의 여신이 나를 그렇게도 악착같이 NMC에 불러다 놓은 이유를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동안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가 4년제보다는 3년제가 조금이라도 일찍 졸업하고 취업한 후 해외로 남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NMC를 선택했다고 믿어온 내 생각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정명실, 김애리 두 후배 동문 교수를 앞에 앉으라 하고 “내 사명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아마 하나님은 내게 처음부터 NMC의 위기가 닥칠 때마다 NMC를 구하고 마지막으로 성신과 통합하라는 숙제를 주고자 나를 NMC에 보내신 것 같다. 나도 이제 수수께끼가 풀렸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누구보다 일찍이 NMC를 뛰쳐나간 나를 기어이 이 자리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되돌아오게 하여 앉힌 이유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는데…. 이제 내 소명은 NMC를 성신과 통폐합한 것으로 끝난 것 같으니 앞으로는 당신들이 이 간호대학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두 교수는 성신에 안착하기까지 나에게 더 많은 투혼 발휘를 성신여대 간호대학 초대학장 취임식요구했다. 성신에 오자 기존 NMC 재학생 2, 3학년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과 동시에 성신 간호대학 1학년 신입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했다. 낯선 체제에의 적응과 더불어 행정, 시설등에 소프트랜딩을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했다. 오죽 힘들었으면 일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학교 일에 열정적인 정명실 교수가 더는 힘들어서 학과장을 못 하겠다고 몇 차례나 호소했을까? 다행히도 간호대학이 신 설된 성신여대의 입학 커트라인은 전년 대비 10점 이상이 올라가면서 간호학과의 존재를 실감케 했고, 성신여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자부심 을 갖게 했다.

그 당시 초기만 하더라도 이사장은 성신에 첫 간호대학이 신설된 기념식과 더불어 간호대학 학장의 취임식을 거행하는 큰 선심도 베풀었다.

총장 취임식은 당연사지만 단과대학장 취임식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취임식 날 유시민 장관의 축하 영상과 함께 성신과의 통합에 누구보다 도움을 주신 교육부 곽창신 실장, 복지부 노연홍 실장이 참석하여 축사에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간의 통폐합은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전무후무한 역사적 성과로서 송 학장이 아니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일이었다는 과분한 찬사도 있었다.

SKY 간호대학장을 비롯하여 전국의 3, 4년제를 망라한 거의 모든 학장이 참석하여 축하의 자리를 함께했다. 백여 개가 넘는 축하 화분이 들어와 놓을 곳이 부족할 정도였다. 그간 나와 함께 마음고생을 하며 성신과의 통합을 적극 지지해주신 최규옥 동문회장을 비롯한 동문 선 후배들도 남다른 소회를 느끼며 새로 태어나는 모교의 새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화려했던 취임식만큼이나 간호대학의 성공적인 미래를 다짐하는 나의 각오도 단단했다.

“훌륭한 기수는 말이 거칠다고 탓하지 않고, 성공한 목수는 나무가 굽었다고 탓하지 않는다. 내가 처한 환경과 여건을 탓하지 않고 주변인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고, 때로는 언덕 높은 곳의 큰 나무로, 때로는 도로옆의 겸손한 작은 관목으로 간호대학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성신여대 간호대학장으로서 취임사에서 나의 첫 마디였다. 이렇게 제2의 NMC로 태어난 간호대학은 희망과 축복 속에서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대학발전기금 1억 원을 
기부하다

2007년 성신으로 간 지 얼마 지 않아 이사장은 국립대학을 인수한 유일한 대학이라는 것을 앞세워 실권을 쥔 총장으로 취임했고, 발전기금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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