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죄를 제대로 수사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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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죄를 제대로 수사하는 게 필요하다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11.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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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최순실’이라는 이름 석 자에“이게 나라냐”,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 거냐”라는 한탄과 자괴감으로 휩싸여 있다.

국정 운영이 핵폭탄이라도 맞은 듯 앞으로가 막막한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1분 30초 남짓한 어정쩡한 사과로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부추겼다. 선무당 하나가 국민이 투표로 선출한 박근혜 대통령을 한 순간에 꼭두각시로 만든 형국이다.
보고도 믿고 싶지 않은 기사들이 연일언론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다. 사람 하나가 국정과 온 국민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최순실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 모습을 TV로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이 말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힘들었을 것이다.

최순실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의혹이 불거지자 9월 3일 독일로 출국해 잠적한지 두 달 만에 돌연 귀국했다.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던 최 씨가 판단을 달리한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최 씨는 계속해서 도피를 지속할 경우 모든 의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 진다. 더욱이 최 씨의 귀국과 맞물려 이번 사태에 핵심 관련자들이 하나 둘 수면위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각에서는 모종의 조율이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키우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를 최 씨 개인의 일탈로 몰아 사건을 축소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최 씨는 횡령과 배임, 탈세,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 총 10여 가지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부분은 인정하지만 국정개입이나 미르·K재단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대중 앞에서는 사죄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혐의를 줄여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검찰은 이 모든 의혹과 혐의를 밝힐 책임을 짊어져야만 한다. 안종범 전 수석이 대포폰을 사용해 관련 인사들을 회유하려던 모습이 포착되는 등 조직적인 증거 인멸 시도가 드러났다. 고영태, 차은택 등 최 씨의 주변 인물들이 입을 맞추려 한 정황도 밝혀졌다.

검찰이 청와대의 눈치만 보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최 씨의 의혹과 혐의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비판은 오롯이 검찰이 받게 된다. 최 씨가받는 혐의 중 일부는 박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정황이 언론 보도와 검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미리 선을 긋지 말아야 한다.

한낱 무당이라 부르기도 뭐한 최 씨의 국정농단으로 온 국민은 자존감을 상실하고 공분하고 있다. 검찰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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