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을 무색하게 하는 ‘무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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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을 무색하게 하는 ‘무인텔’
  • 이성재기자
  • 승인 2017.01.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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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무인텔이 뭐하는 데예요, 또 대실 3만원은 뭐고요” 얼마 전 옥향아파트에 사는 조카 녀석을 데리고 군북면 소정리에 위치한 암자를 방문하러 가던 길에 주변에 있던 ‘무인텔’을 보고 뭐냐며 궁금해 하던 조카의 질문에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무인텔은 1객실 1주차 시스템으로 독립된 형태이기 때문에 모텔 직원 혹은 투숙객과 마주치지 않고 객실로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남녀에게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민정서상 일반적인 숙박시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부합되는 측면도 있지만 각종 범죄나 불륜의 온상으로 변모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간통죄 폐지 이후 전국적으로 무인텔이 늘고 있어 도심과 시골 마을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옥천군에 들어서 있는 무인텔 업주들 대부분이 외지인이라 지역경제와 고용창출에도 크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

현재 영업을 하고 있거나 인·허가를 심사하는 무인텔은 옥천읍 교동리 5곳, 군북면 증약리 4곳 등이다. 특히 교동리 주변은 벚꽃으로 유명하고 정지용 생가, 육영수 생가도 인근에 위치해 있어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반기는 것은 무인텔이다. 지용제도 인근에서 개최하면서 ‘문향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무색하게만 느껴진다.

이렇듯 무인텔이 위치한 지역이 옥천으로 들어오는 초입이거나 녹색탐방로와 유교문화 체험공간이 조성될 예정인 장계국민관광지로 가는 국도변에 모여 있다는 것도 문제다. 아이들과 함께 옥천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용제, 묘목축제, 참옻축제 등 옥천군은 외부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하지만 옥천을 방문한 외부인들을 무인텔이 맞이한다면 축제, 문화 공간조성 등으로 옥천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는 의도는 퇴색하게 된다.

주말이면 대전, 청주 등 인근 도심지역에서 볼거리, 맛집 등을 찾는 방문객이 상당하다. 자녀들을 데리고 옥천을 찾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조차 힘든 무인텔은 옥천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무인텔이 들어선 지역에 누가 귀농을 하고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는가.

귀농을 장려하고 각종 축제와 개발사업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기보다 무분별한 무인텔 건축을 제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인텔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가울 수밖에 없다. 일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적잖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을 이미지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정서에 도움이되질 않는다.

불륜·탈선과 함께 범죄의 사각지대로 전락할 우려도 적잖다. 보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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