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대화가 풍부한 사람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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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대화가 풍부한 사람으로 만든다
  • 정우용 한국독서문화교육원
  • 승인 2017.12.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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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용 한국독서문화교육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때 쯤 되면 우리 아이가 지능이 우수한지, 얼마나 똑똑한지 궁금하고  알아보고 싶어 한다.
그 어린이가 남보다 앞서는지 뒤지는지를 알려면 어린이의 말하기를 통해서도 측정할 수 있다.
의문이 많아 질문을 잇달아 하는 어린이, 어떤 일에 특별한 관심과 그것에 대한 말을 자주 하는 어린이, 말을 잘 하고 때로는 유머스런 표현도 하는 어린이….
이런 어린이는 기억력, 사고력, 표현력, 추리력, 창조력이 뛰어나게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지능이 우수하다, 평범하다’로 못 박을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성장 연령에 따라 그 지수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또는 멈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억력, 사고력, 표현력, 추리력, 창조력이 뛰어난 어린이는 확실히 우수한 어린이임에 틀림없다.


그 중에서도 어떤 일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말을 많이 할 때, 그 어린이의 취미나 소질이나 적성에 대한 잠재력이 어떤 일로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고 그 부분으로 특기를 살려 줄 필요가 있다.
지능이 낮거나 소극적인 어린이는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이며, 말할 때 대체로 줄임말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므로 그러한 어린이의 경우, 부모가 되도록 말을 이끌어, 말로써 자기의 의사를 분명하게 나타내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말의 능력을 기를 뿐 아니라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힘을 길러 주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엄마, 물’이라고 했을 때 ‘어머니 물 좀 주세요’라고 말하도록 일러 준 다음 더운 물을 원하는 지 찬 물을 원하는 지, 계속해서 말을 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것은 예절 지도에서부터 표현 능력 기르기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말하기의 능력을 기르는데 독서가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된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스터디 그룹을 우리는 책이나 영화를 통해 읽고 보아 왔다.


한 그룹의 여러 학생이 같은 책이나 서로 다른 책을 읽고 열띤 토론을 하며, 자기 느낌과 주장을 밝히는 일은 민주 시민의 지도자가 되게 하는 훈련의 한 방법으로 본받을 만한 일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첫째로 대화가 풍부해진다. 지식이 넓고 깊어져 어떠한 문제에도 이야깃거리가 많아져서 인기 있는 어린이가 된다. 이것은 어른이나 직장인이나 모두에게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책 속에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두고 쌓아 온 사색과 체험과 연구와 관찰의 기록이 백화점처럼 전시되어 있다.
독서는 마음 깊은 데를 자극해 더욱 큰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따라서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는 하고 싶은 말이 샘솟아 대화에 자신을 가지고, 대화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옛날부터 오늘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연구하며, 경험하며, 이룩한 사실들을 책을 통해서 쉽게 배우고 익혀서 내 것으로 삼을 수 있음은 얼마나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인가.
둘째로, 독서는 대화를 재미있게 만든다. 일상의 일들, 별로 가치 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낭비하고 나면 우리는 허전함을 느낀다. 두세 시간 떠들고 나서 돌아보면 한 마디도 마음에 주워 담을 것이 없음은 시간의 낭비요 삶의 낭비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평범한 대화 속에서도 간간이 떠오르는 지식과 지혜의 반짝임이 있다. 알맹이가 있는 말로 하여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게 된다.
셋째로, 독서는 대화를 아름답게 만든다. 책 속의 문장이나 글귀가 마음에 살아 있어서 대화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시(詩)를 많이 읽으면 언어가 시어(詩語)를 본받아, 우아하고 품위 있는 표현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에 드는 좋은 문장이나 아름다운 글귀를 어릴 때부터 많이 외워 두면 일생동안 그의 말이 높은 교양을 풍기게 될 것이다.
우리 고장이 낳은 현대시의 아버지 지용의 시에는 주옥같은 언어의 광맥이 있다. 지용 시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넷째로, 독서는 대화의 합리성을 높여준다. 사리에 밝아져 대화가 조리 있고 내용이 돋보이게 된다.


이치를 따져 옳고 그름을 분명히 분별할 줄 알아 고집이나 편견을 내세우지 않고 단순한 흑백 논리를 넘어서게 된다.
다섯째로, 독서는 대화의 내용을 창조한다. 옛날의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러한 일의 주인공이 나였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있다.  자신이 이순신 장군도 돼보고 세종대왕도 돼본다. 이성계가 되어 공양왕과의 관계를 고민해보기도 한다면 그는 역사를 자기 현실에 조명할 줄 알게 될 것이며, 그의 앞날이 눈부시게 열리게 될 것이다.
그러한 어린이가 많이 길러지는 세상, 그 세상이 바로 희망이 있는 세상이 아닌가. 그래서 희망이 있는 세상은 독서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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