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하듯 그릇을 닦아
맑은 물에 텀벙텀벙 담근다
누군가의 배를 불리고
물속으로 낙하하는 그릇들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도
이처럼 이쁘지는 않았으리라
청자는 제 몸에 광을 내고
도도히 세상을 노려보는데
싼 티 나는 플라스틱 맨 몸에
보양을 담아
이웃을 모시는 헌신의 가치
빵이 되리라 생각했지만
그것을 받치는 그릇이라니
생각 못했다
다시 몸을 닦으며 섬김을
준비하는 빈 그릇들
덜그럭 덜그럭 소리가 난다
◇약력
·2012년 시사문단으로 등단
·시집 ‘봄을 기다리는 나무’, ‘빛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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