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놀고 시와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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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놀고 시와 길을 걷다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10.2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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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식 시인, 인생이야기 엮은
시·시조집 ‘동네 마실’ 출간
이명식 시인이 출간된 자신의 저서 ‘동네 마실’을 들어 보였다.

아픔 없인 그리움도 없다/ 이따금 돋는 그리움도 아픔 때문이다/ 그리움의 크기야 아픔에 비례하지만/ 세월을 거치는 동안/ 아무는 상처가 진정한 그리움이다/ 한꺼번에 다 키울 수 없어/ 남아있는 것들을 위하여/ 통째로 떨어지는 감또개도/ 아픈 그리움이다/ 비바람 눈보라가 아픔을 키우고/ 가난이 아픔을 늘린다/ 때론 아픔이 감당할 수 없이 크지만/ 함부로 하기엔 너무나 소중한 인연/ 그리움 오래 간직하려고/ 가슴 아프게 사랑을 한다/ 그 열매는 그리움이다 –이명식 시 ‘아픔이 그리움이다’ 전문

이명식 시인의 시·시조집 ‘동네 마실’이 출간되었다. 300여 편의 주옥같은 시와 시조가 수록된 이번 책은 시인이 지나온 옥천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주무대로 하고 있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 가난한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언어로 형상화한 시편들은 그리움이라는 정서를 맑은 언어로 끌어내고 있다. 이 시인은 잊혀져 가는 당시 우리 고유의 언어를 되살려 시안에 녹여냈다. 시안에서 생기를 되찾은 사투리와 고유어로 인해 시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가난했지만 맑은 정서를 가진 유년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이 논리에 찌들어 있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정서가 시집 곳곳에 들어 있다. 시를 읽는 내내 숲속의 가을바람 소리만큼이나 상쾌한 감성이 되는 것은 이명식 시인이 담아낸 시의 힘이다.

이 시인은 “작은 떨림이다. 세월에 할퀸 상처가 그리움으로 남는다. 짜릿한 시 한 편을 접하여 맑은 영혼에 젖는다. 이것이 내가 즐겁게 노는 방식이고 맛있는 길을 걸어가는 행복”이라며 “엎어지고 넘어지고 그루터기에 찢기면서 지내온 한세월 어려웠지만 군데군데 그리운 아픔이 있어 뿌듯했던 흔적, 더러는 소홀했던 삶의 도리를 주섬주섬 훔치어 또다시 빈 가슴 가득 채울 것”이라고 다짐한다.

이명식 시인은 옥천 출생으로 한남대학교 사회문화대학원 문학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시조문학’, ‘시와정신’, ‘아동문예’, ‘한맥문학’, ‘문학세상’ 신인상을 받았다. 전국계간문예지 작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에는 동시집 ‘쇠똥냄새’, 시집 ‘옥천 장날’, ‘개밥바라기’, 시조집 ‘풀꽃’, ‘아버지의 그늘’, ‘내가 딛고 가는 길’ 공저 ‘옥천의 마을 유래’, ‘옥천의 마을 시 1, 2’, ‘옥천의 시 옥천의 노래’가 있다. 책 표지를 장식한 이 시인의 아내 노인숙 씨의 삽화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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