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독립운동가, 근대 동양화 6대 화가인 박승무 선생의 생애와 업적(1)
상태바
항일독립운동가, 근대 동양화 6대 화가인 박승무 선생의 생애와 업적(1)
  • 신상구 충청문학역사연구 소장
  • 승인 2020.09.10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상구 충청문학역사연구 소장
신상구 충청문학역사연구 소장

 

심향 박승무 화백의 생애와 업적

박승무 화백은 1893826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구건리 255번지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반남, 호는 소하 · 심향(心香) · 심향(深香)이다. 출생 직후 큰아버지 집에 입양되었다.

9세부터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가 독립운동가인 김규흥이 설립한 옥천 창명학교를 다녔다. 20세 때인 1912년 상경하여 큰아버지 집에서 살았다. 양부 박경양이 대한제국 승정원 부승지를 지낼 정도로 부유한 집안 덕분에 혼란한 시대에도 YMCA 중학교 수료 후 YMCA 영어반에 들어가 미국 유학을 목표로 공부했다. 그러던 중 김창환의 영향으로 묵화를 시작했고 1913년 서화술회 강습소에 입학, 조선왕조의 마지막 화원화가인 조석진과 안중식 등에게 그림을 배웠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제1-3회 추천작가, 4회 초대작가로 선정됐으나 국전의 문제점을 들어 한 번도 출품하지 않았고, 6·25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경에 대전 중구 대흥동에 정착해 활동한 시··화를 겸비한 이 시대의 대표적인 동양화가이다. 1957년에 박성섭·김기숙·이동훈·조중현의 추대로 제1회 충청남도 미술 문화상을 받았고, 1971년에는 서울신문사에서 기획한 동양화 6대가전에 초대되었으며, 1974년에는 원로작가 초대전에 출품했다. 심향 박승무 관련 단행본으로는 이경성 저심향 박승무 화집(1989), 대전시립미술관 저심향 박승무(2007), 황효순 저逍遙, 그 깊고 그윽한 향기(2009) 등이 있다.

심향 박승무는 19세 때인 1911년 집안의 정혼자인 송무정과 혼인하여 슬하에 11녀를 두었다. 그런데 결혼 5년 만에 어렵게 얻은 3살짜리 아들을 잃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맛보았다. 중년에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옥천 출신의 국악인 고순천과 재혼하여 슬하에 1녀를 두고 함께 살았다.

 

심향 박승무 화백의 작품세계

김은호, 변관식, 이상범, 노수현, 허백련 등과 함께 한국화 6대 화가인 심향 박승무 화백은 근대 한국화의 서막을 여는 데에 일익을 담당하고, 산수화 · 화조도 · 석란 등 다양하고 따뜻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 일률적인 평가를 할 수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전통미술의 위상을 지키면서 독창적 설경의 세계를 그려 한국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

그런데 그는 방랑자적 기질이 있어 일제강점기부터 군사독재정권 시절까지 격랑의 시대를 살며 미술계와 어떤 인연도 맺지 않고 철저하게 야인화가로 초야에 묻혀 작품 활동을 해 재조명이 늦어지는 바람에 미술계와 일반인의 주목을 받지 못해 한국 미술계에서 저평가 받고 있다.

심향 선생의 작품은 남종산수의 전통을 이어받아 설경 산수를 수평구도로 그린 것이 대부분인데, 당시의 역사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어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는 우리 생활 주변의 부드럽고 소박하고 현실감 있는 풍경을 전통양식에 따라 그려 우리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바람에 비교적 잘 팔리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설경산수(1967)', '춘경산수(1967)', '춘색유촌(1968)', '추경산수(1976)', '하경산수(1976)' 등이 있다.

인생 만년에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을 중심으로 목포·전주·광주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바람에 심향 작품이 서울 화랑가에서 차츰 잊혀지고, 1970-1980년대에 아파트 주민들이 추상화와 비구상화를 많이 구입하여 유행하다 보니 많이 소실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코리아나미술관, 목포미술관, 심향선양위원회 회원들이 심향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심향 박승무 작품을 감상하다 자세히 보면, 산과 강 · 작은 초가집과 정자 · 물고기를 잡는 어부 · 눈을 쓸어내리는 촌로의 모습이 작품마다 다른 스케일과 이미지로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우리가 1960년대 이후의 산업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농어촌의 원시적 풍경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회상하며 향수를 물씬 느끼게 된다. 한편 흰 눈이 쌓인 산과 들, 여기에 고즈넉한 초가집 몇 채는 세상과 동떨어진 낙원을 연상케 하고, 신선이 사는 듯한 몽환적인 풍경화를 감상하다 보면, 현실과의 괴리감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고 심향 박승무 선생의 근영
고 심향 박승무 선생의 근영
대표작 설경산수
대표작 설경산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