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는 내일모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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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는 내일모레야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0.08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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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신간
정영주 시인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
정영주 시인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지난 8월 상상인시선 열한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시집의 주인공은 찰나의 아름다움보단 상처나 결핍이 시가 된다라고 전한 정영주(68) 시인이다. ‘아버지의 도시’, ‘말향고래’, ‘달에서 지구를 보듯’, ‘바당봉봉등 여러 시집을 통해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했던 정 시인은 신간 통로는 내일모레야에서 총 57편의 시를 통해 세상을 향한 시선을 다시 한번 그녀의 언어로 옮겨냈다.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는 그녀의 삶에서 우러나온 경험뿐만 아니라 상실감과 결핍감 또한 담고 있다. 문학평론가 전해수씨는 정영주 시인은 구름의 터전으로 길을 옮겨 걸을 것이다. 발바닥이 상하고 고락을 함께 하는 일에 여전히 서러움이 묻어나도, 아프락사스와 어른이 된 싱클레어가 한 세계를 극복하고 집 밖의 세계로 나오듯, 시인에게도 광야에 깃드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그 길에는 땡볕이 찢긴 그늘라일락정원이 거짓말처럼 놓여서 시인의 서러움이 폭풍처럼 터지더라도 또 다른 시의 여백을 아름다운 길 위의 언어로 수놓을 것이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평생을 답을 찾아 헤메지만 진정한 답을 찾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답을 찾기 위한 기다림 자체가 열매일지도 모른다고 전한 그녀의 생각과 시선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거짓말할 수 없는 안부

 

안부를 잃었다

주머니에서 흘리기도 했고

길에 아무렇게나 뒹구는 안부를

그냥 무심히 지나쳐오기도 했다

안부는 제가 안부였는지 모르는 듯했다

대신 세상은 수시로 5G를 꺼내 안부를 날렸다

온몸 구석구석 정보가 되는 안부

잠수하거나 거짓말할 수 없는 안부

서둘러 안부를 잃어야

자유 일 인분 섬처럼 얻을 수 있는 안부

1초도 닫을 수 없는 24기가 소통을

어디다 버려야 완전한 섬이 될까

1초도 숨을 수 없다면

몇 겹을 입어도 낱낱이 보인다면

온몸 구멍구멍이 다 안테나라면

복제된 내가 여기저기 출몰해 내 세포를 나눈다면

 

-시집, 통로는 내일모레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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