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격막호흡과 내장마사지, 자율신경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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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격막호흡과 내장마사지, 자율신경조절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11.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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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자연스러운 호흡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무의식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생명활동이므로 많은 사람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깊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근육이 횡격막이다. 과거 십수 년 동안 이루어진 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호흡과 건강의 깊은 관련성과 횡격막호흡의 중요성이 밝혀지고 있다. 

횡격막이 얼마나 적절하게 반복해서 위아래로 움직이는지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호흡은 사실 횡격막의 움직임과 함께 배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인다. 호흡할 때 주된 작용을 하는 근육은 횡격막과 갈비뼈 사이에 붙어있는 늑간근이 있다. 숨을 들여 마실 때는 이 두 근육의 수축에 의해 가슴공간이 넓어진다. 즉 횡격막이 수축하면 가슴공간이 위아래로 넓어지며 늑간근의 작용에 의해 흉강이 앞과 옆으로 넓어진다. 횡격막과 늑간근의 역할은 정상적으로 7:3의 비율로 볼 수 있다. 

숨을 내쉴 때는 수축했던 횡격막과 늑간근이 이완되면서 주변 조직에 간직된 탄성에 의해 수동적으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숨을 들여 마실 때는 교감신경계의 활성도가 높아졌다가 숨을 내쉴 때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래서 숨을 들여 마실 때는 심장박동이 다소 빨라졌다가 숨을 내쉴 때는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리듬의 변화를 측정하여 자율신경의 변화를 보는 것을 심박변이도라고 한다. 

횡격막을 제대로 이용하여 숨을 쉬고 있다면 복부는 위아래 뿐만 아니라 좌우 그리고 앞뒤 세 방향으로 팽창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횡격막의 움직임은 횡격막을 경계로 위쪽에 있는 심장과 폐, 아래쪽에 있는 위와 창자 등의 내장기관을 마사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물리적인 마사지 효과는 내장의 혈류 순환에 자극을 주고 소화 활동에 도움을 주며 독소 물질의 배출을 도와준다. 

비만이나 잘못된 자세, 임신, 정서적 불안 등도 횡격막호흡을 제한하는 원인이다. 잘못된 호흡은 섬유근육통과도 관련이 있다. 섬유근육통은 만성적으로 전신의 근골격계 통증, 뻣뻣함, 감각 이상, 수면 장애, 피로감을 일으키고 신체 곳곳에 압통점(누르면 아픈 부분)이 나타나는 통증 증후군이다. 

섬유근육통은 신체 여러 부위 특히 근육이나 관절 부위의 통증, 하부요통, 어깨, 목 부위의 뻣뻣한 느낌과 통증에도 불구하고 근육이나 힘줄, 인대 등에서 객관적인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며 심한 피로감, 지속적인 피로감, 수면이상 등을 특징으로 한다. 비록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잘못된 호흡도 한 원인으로 그로 인한 자율신경조절의 이상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공 수련자가 호흡을 할 때 횡격막의 아래위 움직임은 약 15cm인데 이것은 일반인의 약 3~4배에 해당한다. 정상인의 호흡수는 분당 12~18회 정도이지만 기공 수련자는 호흡이 매우 깊고 느려서 분당 호흡수가 2~3회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수 감소에 의한 산소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분당 두세 번의 매우 적은 호흡이지만 혈액 중의 산소 포화도는 다소 감소할 뿐 실제 조직에서는 별다른 산소 부족을 겪지 않는 것이다. 

횡격막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세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 구부정하게 상체가 숙여진 자세로는 당연히 횡격막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처음에는 자세 훈련과 함께 횡격막의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횡격막을 이용한 깊고 자연스런 호흡은 복부의 압력을 적절하게 유지해서 등허리 부위에 있는 흉요근막의 기능을 유지시키고 척추 주위의 근육들에 걸리는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므로 요통을 경감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다행히도 횡격막은 두 가지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근육(수의근)과 자율신경계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조절되는 근육(불수의근)이다. 그러므로 의식적인 호흡운동을 통해서 횡격막을 재교육할 수 있다. 이 단계를 거치면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제대로 된 횡격막호흡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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