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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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69)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4.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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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오랜 옛날, 새를 몹시 좋아해 온 궁전을 황금새장으로 가득 채운 어느 욕심 많은 공주가 있었다. 공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백성들은 새를 잡아 바쳐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깃털도 오색찬란하고 울음소리도 은방울 같은 아름다운 새를 바치며 “이 새를 받아주시고 다른 새들은 모두 풀어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 노인이 바친 새에 반한 공주는 그 간청을 받아들여 다른 새들을 모두 풀어주고 유독 그 새만 애지중지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는 깃털도 색이 점점 변색하고 울음소리도 점차 거슬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목욕을 시키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씻겼다. 씻고 보니 깃털에 아름다운 색칠을 하고 방울을 숨겨둔 까마귀였다. 자신이 보기 흉한 까마귀에 속아 그 아끼던 새들을 모두 풀어줬다고 생각한 것에 분통이 터진 공주는 노인을 사형시키라는 명을 내린 후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 빈 황금새장을 닮은 개나리꽃이 피어났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희망, 기대’가 꽃말이다.
 

무스카리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올림포스의 12신 중 한 명으로 태양, 음악, 시, 예언, 의술, 궁술을 관장하는 신 아폴론은 히아킨토스를 지독하게 사랑하여 히아킨토스를 만나기 위해 스파르타를 자주 찾았다. 아폴론과 히아킨토스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며 사랑을 쌓아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는 원반던지기 시합을 하였다. 아폴론이 먼저 원반을 던졌다. 원반이 땅에 닿기 전에 잡으려다가 땅에서 튀어 올라 히아킨토스의 얼굴을 힘껏 쳤다. 이에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놀란 아폴론이 살리려고 안간 힘을 쓰지만 속절없이 히아킨토스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아폴론은 자신 때문에 히아킨토스가 죽었다고 가슴을 치며 그를 애도 하며 울부짖을 때 히아킨토스가 쏟은 피에서 티로스산 자줏빛보다 더 빛나는 꽃이 피어났다. 그 꽃을 무스카리라 이름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키 높이가 35cm정도 자라는 구근식물로 꽃은 3~5월에 연보라색 총상화서로 큰 원추형을 이루는데 아름답다. 꽃말은 ‘실의, 실망‘이다.

노루귀

옛날 노루의 무리가 어린 새끼들을 거느리고 산책을 하고 있는 것을 본 사냥꾼이 노루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공교롭게도 새끼노루에 맞았고 새끼노루는 죽고 말았다. 그것을 본 무리 중 힘세고 큰 수노루가 억센 뿔로 사냥꾼을 들이받자 사냥꾼도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새끼노루와 사냥꾼이 죽은 자리는 피로 물들었고 이듬해부터 그 자리에는 예쁜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노루귀라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노루귀의 키는 10~25cm 정도, 이른 봄에 잎이 나오기 전 뿌리에서 나온 긴 꽃대 끝에 꽃이 한 개씩 핀다. 꽃 색은 분홍, 보라 등 다양하다. 잎이 말려서 나오는데 긴 털이 나와 있는 모습이 노루귀 같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 꽃이 매우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어 키우는데 꽃말은 ‘인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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