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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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83)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7.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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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꽃

옛날에 아리따운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하얀색을 너무나 좋아해서 흰옷만 즐겨 입었다. 그런데 요리나 바느질은 물론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그는 온종일 창밖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느 날, 창밖으로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지나가는 시인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에게 아무리 사랑을 고백하여도 시인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는 마녀를 찾아가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주고 그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향수를 얻어 왔다. 온몸에 향수를 바르고 시인에게 다가갔지만 불행히도 시인은 냄새를 맡지 못하는 병을 가진 남자였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고 시인과의 사랑도 이루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그녀가 흰옷을 입고 죽은 그 자리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더니 꽃을 피웠다. 그게 바로 아카시나무 꽃이다. ‘희귀한 연애, 숨겨진 사랑’이 꽃말 이다.

낙지다리꽃

줄기 높이 30~70cm이고 땅속으로 기는 가지가 길게 뻗는다. 잎은 호생(잎이 줄기의 마디 하나에 한 장씩 붙어나는 것을 이른다)하며 나비 1cm 이내로 양끝이 좁으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막질이다. 꽃은 여름에 원줄기 끝에 가지가 사방으로 갈라져서 황백색 꽃이 총상화서(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끝까지 핀다)로 달리지만 위쪽으로 치우치고 화서(꽃이 줄기나 가지에 붙어 있는 상태. 꽃대가 갈라진 모양에 따라 무한화서와 유한화서로 나뉜다)에 짧은 선보가 낙지다리처럼 보여 이름 하였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열편은 난형 예두(뾰족한 머리)이며 꽃잎은 없고 수술은 10개로 꽃받침보다 길다. 심피는 5개로 중앙까지 합쳐지며 암술대는 짧고 ‘해후, 오랜만에 만남’이 꽃말이다.
 

조밥나물꽃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흑해 해안가 지역에 히에락스(hierax)라는 부유하고 인정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농경의 여신 ‘데메테르’를 믿고 공경하며 농사를 지었고 덕분에 풍요로운 수확을 얻게 되었다. 이에, 데메테르만 의지하고 자신에게 소홀한 것에 화가 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파도와 해일을 보내 농사를 망치게 만들고 바다 괴물을 보내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헐벗고 굶주림에 허덕이게 되었으며 이에 히에락스는 전 재산을 털어 마을 사람들을 먹고 입게 만들었다. 포세이돈은 자신을 두려워하며 공경하게 되리라 믿었다가 히에락스에 의해 일이 그릇 되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이에 포세이돈은 그를 한 마리 새로 만들어 버렸는데 그 새가 히에락스, 매(hawk)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의 풀(Hawk weed), 조밥나물이라 이름하였다. ‘눈치가 빠르다’가 꽃말인데 고들빼기 꽃과 매우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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