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아도 치과에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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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아도 치과에 가는 이유
  • 김헌식 이원사랑치과 원장
  • 승인 2026.08.1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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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관리가 훗날의 큰 치료를 막습니다”

 


“원장님, 아무 데도 아프지 않은데 꼭 치과에 와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한 주에도 몇 번씩 듣는 말입니다. 아프지도 않고 밥 먹는 데 불편도 없는데 굳이 올 일이 있느냐는 겁니다. 그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농사일에 집안일에 하루가 짧은데, 아프지도 않은 치과 걸음이 뒤로 밀리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치아와 잇몸은 아프기 한참 전부터 조금씩 나빠집니다. 충치는 눈에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잇몸병은 이렇다 할 통증 없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치할 때 피가 비치거나, 입 냄새가 전보다 심해지거나, 찬물에 이가 시리다면 잇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가 흔들리고 음식이 씹기 어려워진 뒤에 오시면, 그때는 이미 치료가 커져 있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이원에서 진료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도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조금만 일찍 오셨다면 간단한 치료로 지킬 수 있었을 치아를, 아픔을 참고 참다가 결국 빼야 했던 분들. “진작 올 걸 그랬어” 하고 돌아서시는 뒷모습을 보면 저도 한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자연치아는 한 번 잃으면 다시 자라지 않으니까요.

치아는 밥 먹는 데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환하게 웃는 데에도 꼭 필요합니다. 이가 불편해지면 좋아하던 음식 앞에서 머뭇거리게 되고, 어느새 남 앞에서 입을 가리고 웃게 됩니다. 그러니 치아를 지키는 일은 밥상의 즐거움을 지키는 일이고, 마음 놓고 웃는 자신감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치아가 나무라면 잇몸은 그 나무를 붙들고 있는 흙입니다. 나무가 아무리 튼튼해도 흙이 무너지면 오래 서 있지 못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이가 멀쩡해도 잇몸이 약해지면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잇몸을 무너뜨리는 주범은 치태와 치석입니다. 치태는 쉽게 말해 음식 찌꺼기와 세균이 이 표면에 엉겨 붙은 얇은 막인데, 그때그때 닦아 내지 못하면 점점 굳어서 돌처럼 단단한 치석이 됩니다. 치석은 칫솔질로는 떨어지지 않아 치과에서 스케일링으로 걷어 내야 합니다. 간혹 이를 깎아 내는 치료인 줄 알고 겁내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와 잇몸 사이에 굳은 치석을 떼어 내는 관리일 뿐입니다.

스케일링을 받고 나서 “이가 더 상한 것 같다”며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가 시리거나 이 사이가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인데, 치석에 가려져 있던 부분이 드러나고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느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불편함이 오래 가면 잇몸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검진과 스케일링을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잇몸이 건강한 분이라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치과에 들러 상태를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잇몸병이 있거나 임플란트, 틀니를 쓰시는 분은 그보다 자주 살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아플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것입니다.

치과 가는 길이 반가운 분은 없을 겁니다. 아플까 겁나고, 돈이 많이 나올까 걱정되는 마음도 압니다. 하지만 작은 충치, 가벼운 잇몸 염증일 때 발견하면 치료도 간단하고 부담도 덜합니다. 아프고 나서 받는 큰 치료보다, 아프기 전에 하는 작은 관리가 몸에도 지갑에도 훨씬 가볍습니다.
“아프지 않은데도 꼭 치과에 와야 하나요?”

저는 이렇게 답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프지 않을 때 오셔야 이를 오래 쓰십니다. 오늘 저녁 이를 닦으시며 잇몸에서 피가 나지는 않는지, 흔들리거나 시린 이는 없는지 한번 살펴봐 주십시오. 그리고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치과에 들러 치아와 잇몸의 안부를 물어 주십시오. 그 한 번이 앞으로 오래도록 맛있게 드시고 환하게 웃는 날들을 지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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