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관광정책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관광순환버스와 관광택시 운영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광정책이 관광지를 조성하고 시설을 정비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 이제는 흩어진 관광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관광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것인지로 정책의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반가운 변화다. 옥천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지역이 아니다. 대청호와 장계관광지, 부소담악, 둔주봉, 장령산, 구읍의 역사문화자원 등 지역 곳곳에 매력적인 관광지가 흩어져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하나의 여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옥천역에 내린 관광객이 구읍을 둘러본 뒤 장계관광지와 대청호를 방문하고 부소담악이나 둔주봉으로 이동하는 여행은 자가용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정이다. 관광순환버스가 기본 동선을 만들고 관광택시가 소규모 여행객이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보완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점처럼 흩어져 있던 관광자원이 실제 하나의 여행동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제 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연결을 어떻게 체류와 소비로 이어지게 할 것인가. 관광교통이 ‘연결’을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관광지를 조성하는 방식도 그 연결을 전제로 달라져야 한다.
민선9기에는 대청호 생태 군립공원을 비롯해 부소담악 관광 인프라 확충, 장계관광지 명소화, 상춘정 관광 명소화, 구읍 역사문화 관광 활성화 등 여러 관광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필요한 관광거점을 만들고 정비하는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다만 관광지 하나하나를 독립된 사업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설을 만들기 전에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와 연결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관광객이 얼마나 머물 수 있는지 주변에 먹고 쉴 곳은 있는지 체험하거나 지역 농특산물을 살 수 있는지 다음 관광지까지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까지 사업계획에 담겨야 한다.
모든 관광지에 똑같은 시설을 갖출 필요도 없다. 카페와 전시관, 체험시설을 비슷하게 반복해서 만드는 것보다 각 장소의 고유한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구읍은 역사·문화와 먹거리, 대청호와 장계권은 수변·생태와 휴양, 부소담악과 둔주봉은 경관과 체험, 장령산은 산림과 휴양처럼 서로 다른 매력을 키우고 부족한 기능은 다른 관광지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고 그 서로 다른 이유를 관광순환버스와 관광택시로 하나의 여행으로 묶는 것이다. 이 서로 다른 ‘점’을 하나의 ‘선’으로 만들고 그 선 위에 공설시장과 음식점, 카페, 농촌체험마을, 숙박시설을 함께 올려놓을 수 있다면 관광객의 이동은 체류가 되고 체류는 지역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옥천·보은·영동을 묶는 ‘옥보영’과 연결한다면 그 선은 다시 권역으로 넓어질 수도 있다.
운영도 중요하다. 관광시설이 콘텐츠 부족과 운영주체 부재로 제 역할을 못한다면 다시 ‘시설 하나 더 만든 것’에 그친다. 건립비뿐 아니라 운영인력과 프로그램, 유지관리비, 주변 상권과의 연계까지 사업 시작 단계에서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번 관광순환버스와 관광택시 제도화는 단순히 교통수단 두 가지를 추가하는 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옥천 관광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제는 ‘관광지를 얼마나 더 만들 것인가’보다 ‘이미 있는 곳과 새로 만들 곳을 어떻게 연결하고 관광객을 왜 머물게 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관광순환버스 노선과 관광택시 운영방안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관광지들이 실제 하나의 여행동선으로 묶일 수 있는지 각 관광거점에 체류와 소비를 가능하게 할 조건이 갖춰져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앞으로 옥천 관광정책을 살펴볼 또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다.
‘점’을 더 만드는 관광에서 점과 점을 잇고 사람이 머무는 관광으로. 버스와 택시를 넘어 관광지 조성부터 교통·콘텐츠·상권·소비까지 하나의 여행으로 설계할 때 옥천 관광은 비로소 ‘연결·체류형 관광’으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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