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173만 명 ‘그냥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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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만 173만 명 ‘그냥 쉬었다’
  • 박현진기자
  • 승인 2018.05.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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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인구 통계작성 이래 최고
6개월이상 장기 백수도 15만 육박

지난해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었다’는 인구가 17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6개월 넘게 실업 상태인 ‘장기 백수’ 숫자도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173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일할 능력이 없거나 능력은 있지만 일할 의사가 없어 노동 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비경제활동 사유는 진학준비, 육아, 가사, 교육기관 통학, 연로, 심신장애, 입대 대기, 쉬었음 등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쉬었음’은 별다른 이유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로 사실상 ‘취업 포기’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쉬었음 인구는 2013년 154만명에서 2014년 144만8000명, 2015년 158만9000명, 2016년 162만5000명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170만 명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중 청년층(15∼29세)의 쉬었음 인구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주목된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로 분류된 청년층은 3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000명 증가했다. 전체 청년층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6년 2.9에서 2017년 3.2로 0.3포인트 높아졌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오랜 시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장기 백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구직기간 6개월 이상 실업자는 14만7000명으로 전년(13만3000명)보다 1만4000명(10.5%) 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8만명)나 IMF 외환위기 직후(2000년·13만8000명)보다도 많은 수다. 전체 실업자 중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도 14.3%를 기록, 2000년(14.1%)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청년 실업률은 2014년 9.0%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9.9%까지 상승하면서 4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일자리 환경은 개선되지 않으면서 구직활동조차 포기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구직하다가 포기하거나 아예 취업을 단념하는 등 전반적인 청년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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