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테세우스’가 크레타에서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을 퇴치할 때 자신이 살아서 돌아오게 되면 배에 흰 돛을, 그렇지 않으면 검은 돛을 달기로 한 약속을 까먹고, 검은 돛을 단 채로 고국 아테네로 돌아오는 바람에 ‘아이게우스’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는 사건처럼 오해로 벌어지는 비극 모티브는 여러 설화에서 등장하는 클리셰(cliche)이다.
대표적으로는, 중세 유럽 기사도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전해오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도 이와 같은 돛 이야기가 나온다. 백일을 기다리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만들어 낸 백일홍 탄생 민화가 재밌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하다. 그래서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다’는 꽃말이 생겨난 듯하다.
란타나
란타나는 라틴어 ‘만곡하다(활 모양으로 굽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원산지인 열대아메리카에서는 잡초취급을 받는 야생화인데, 이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있다. 아들 둘을 둔 형사 ‘레온’은 화목한 가정을 두고도 방황하는 40대, 댄스동우회에서 만난 ‘제인’과 비밀스런 관계를 갖는다.
그녀는 전 남편과의 별거 중에 있는 중년의 인생에서 이룰 수 없었던 과거에 대해 깊은 미련과 절망을 안고 사는 여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레온은 한 여인의 실종사고 사건을 맡게 되는데, 그 여인은 유명한 정신과의사인 발레리, 그녀의 남편 ‘존’을 통해 그들의 외동딸이 강간살해 되었으며, 그 사건 이후 그들 부부를 이어준 유일한 끈은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비록 정신과의사였지만, 아주 불안정한 성격의 소유자였다는 얘기를 듣는다. 한편 발레리의 사무실을 조사하던 레온은, 자신의 아내가 정신질환자로 치료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녀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는 줄거리다. 만곡이란 말을 충족시키는 스토리라 생각한다.
란타나는 여름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줄기 끝에 두상꽃차례를 이루며 작은 꽃이 빽빽이 달린다. 꽃 지름은 3~4cm, 꽃은 흰색, 분홍, 오렌지색, 노랑, 빨강 등 여러 색이 어우러져 알록달록 아름답다. 꽃의 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일곱 차례나 변한다 하여 칠변화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원수로 인기가 높다. ‘엄숙, 엄격, 나를 잊지 마세요’가 꽃말이다.
월계화
중국이 원산지이며 상록관목으로 가지는 녹색이고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고 1~2쌍의 작은 잎으로 된 기수 우상복엽이다. 작은 잎은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5월부터 가을까지 계속 피고 산방 상으로 달리며 홍자색이다. 현재의 장미품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종으로, 현대의 겹꽃장미품종은 대부분 겹꽃 월계화의 후손이다.
특히 월계화는 이전의 유럽 품종과는 달리 서리가 내릴 때까지 새로운 가지에서 꽃을 피워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은 정원에서 키우는데 너무 좋은 이점이 되고 있다. 꽃말은 ‘첫사랑’이다.